맨발걷기를 시작한 이래 작년처럼 전국적으로 맨발걷기 열풍이 불었던 적이 또 있었나 싶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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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서대문 안산 |
지자체에서는 경쟁적으로 맨발걷기길을 조성했다. 그리고 다양한 SNS에서 맨발걷기 체험 사례들이 올라 오고 있다. 맨발걷기의 효과가 많이 알려져서 온 국민이 본인에게 맞는 강도와 컨디션으로 맨발걷기를 실천할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이 또 있을까 싶다.
하지만 무엇이든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는 말이 있다.
먼저 우후죽순으로 만들어진 황토길의 관리 문제를 얘기하고 싶다. 먼저 황토길을 조성했던 지역들에서 '황토길 관리 난항'과 관련된 기사들은 쉽게 검색해볼 수 있다. 황토는 물론 맨발걷기 바닥의 에르메스급이라 할 수 있다. 하지만 자연적인 황토길이 아닌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황토길의 관리는 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. 수분을 머금으면 황토는 다져지고 딱딱해지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황토를 엎어 주는 등의 관리가 필수적이고 비가 많이 와서 넘쳤을때 미세한 황토로 인해 배수로가 막히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. 즉 관리가 어떻게 이루어지느냐가 황토 맨발걷기길의 지속성을 판가름할 수 있을 것이다. 무작정 만들기만 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예산을 투여해서 관리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. 사실은 맨발걷기길을 유행처럼 만들 것이 아니라 기존의 환경을 이용해서 맨발걷기 교육을 하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더욱 강하다.
두번째는 맨발이면 다 허용된다는 생각은 절대적으로 버려야 할 것이다. 얼마전 갯벌에 맨발걷는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들어감으로 인해 갯벌 생태계가 위협받는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. 이런 기사를 읽으면 참으로 안타깝다. 사람과 자연이 따로 떨어질 수 있을까? 사람은 자연속에서 위안받고 치유받을 수 있다. 그리고 그 고마움은 자연과 환경의 생태를 훼손하지 않고 잘 보존하는 것으로 돌려줄 수 있을 것이다. 그런데 자연과 하나 되어 맨발로 걷고 치유받고 힐링하는 맨발걷기가 사람만을 위한 맨발걷기로 전락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가 생긴다. 맨발이라고 해서 아무 곳이나 갈 수 있다는 생각. 하지 말자.
나도 반성해야 할 일이 하나 있었다. 인왕산을 맨발로 걸을 때의 일이다. 인왕산 성곽길을 따라 올라 가다 보면 나무로 만들어진 계단이 있는데 나는 무심코 계단이 아닌 계단 바로 옆의 산길을 따라 맨발걷기를 했었다. 그런데 코스가 넘 좋아서 그 다음 주에도 갔는데 떡하니 안내 표지판이 붙어 있었다. "정해진 등산로외에는 들어 가지 말아 주세요." 순간 너무나 미안했다. 나 때문에 또 힘들게 이런 작업을 해야 했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. 그 다음부터는 나와 우리 모두를 위해 정해진 등산로가 아니면 맨발이라도 절대로 걷지 않는다.
우리 모두 맨발로 걷는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잘 생각했으면 좋겠다.
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생명으로서 사람과 자연이 서로 훼손하지 않고 공생할 수 있기를 정발 희망한다.
가능하면 관리 대책없이 우후죽순으로 시설을 만들지 말았으면 좋겠다. 그리고 내가 이 길을 걸어도 되는지를 다시금 되새기며 맨발걷기를 하자.